새 구두야, 반가워~
홍대 앞 거리를 지나다가 50% 세일 종이를 붙여놓은 구두 가게를 발견했습니다.
가지고 있던 플랫슈즈가 오래되어 새로 사야겠다 생각하고 있었기에 냉큼 들어갔죠.
그랬더니 요 이쁜 놈이 저를 기다리고 있네요.
마음에 드는 신발을 발견했을 때 저는 이렇게 묻습니다.
"(자신없는 목소리로)요거요, 제일 작은 사이즈가 몇 인가요?"
제 발이 워~낙 작아서 항상 제일 작은 사이즈를 찾죠.
225 - 제 발 사이즈는 보통 이렇죠. 때론 220도 신습니다...T.T
작다는 사실이 왜 이렇게 창피한지...키가 작다는 사실보다 발이 작다는 사실이 더 서럽습니다.
키가 작아서 옷 못 사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근데 신발은 사이즈 없어서 못 산 경우도 많거든요. 때론
"어머, 그게 사람 발이야?"
요런 말도 듣습니다....쳇
암튼, 이번에 산 저 까만 놈도 소심하게 '제일 작은 사이즈'를 물었더니 '5반'이 있답니다.
횡재했다! 하고 얼른 신었는데 웬걸...손가락 하나가 들어갈만큼 큰 거 있죠.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50% 할인 가격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냉큼 들고 나왔습니다.
밑창 하나 깔고 뒤꿈치 쪽에 패드 붙이는 대대적인 공사를 마치고 다음 날이 오길 기다렸죠.
예쁘죠?
아침에 들뜬 마음으로 구두에 발을 밀어 넣었는데...순간 마음이 싹 변하더라구요.
정말 오랜만에 신는 새 구두라 어제까지만 해도 기분이 좋았는데,
발을 넣고 보니 너무 낯설었어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언제나 그랬듯이, 어제처럼...
2년이 넘은 헌 구두를 또 신고 말았습니다.
ㅋㅋ 구두가 서 있습니다.
참 많이 헐어서 벗기도 창피한데...너무 늘어나서 헐거워진지도 오래됐는데...또 신다니...
요 놈하고 어떻게 정을 떼야할지 모르겠네요ㅋㅋ
사람보다 구두하고 정 떼는 일이 더 어려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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