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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연기자들의 수준높은 연기가 빛나는 연극 <뱃사람>


오랜만에 연극을 한 편 관람했습니다. 공짜라면 덥석 물고 보는 성미. 아는 분이 연극을 보여주신다 길래 묻지도 않고 무조건 따라나섰습니다.


 
<뱃사람>. 제목 그대로 바다에서 생활하는 ‘뱃사람’들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확신했는데, 이는 비유적인 상징일 뿐 모진 풍파를 견뎌야 하는 뱃사람과 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영국 극작가의 작품으로 아일랜드 설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뱃사람 / 작자미상

땅 위에서 안락하게 사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내가 얼음처럼 차가운 바다 위에서 어떻게 겨울을 나는지 고생스럽고 불안한 가운데, 정처 없이 떠돌며 사랑하는 벗도 없이, 해일이 소나기를 뿌리며 지나갈 때 고드름에 매달려...


‘안락함’과는 거리가 먼 불안하고 정처 없는 다섯 남자들의 이야기가 바로 연극 <뱃사람>입니다.
배경은 영국의 더블린으로 술에 절어 사는 막장들의 삶을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특별한 시간을 통해 보여줍니다. 겉으로는 소박하고 따뜻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썩을 대로 썩은 인간들. 그들에게 신은 어떤 존재일까. 과연 신은 그들을 기억하기나 할까. 구제불능 인간들과 신의 영역에 있는 자의 대립, 그 결말은? 연극은 후반에 가서야 그 내용이 명확해집니다.

다소 무거운 주제이지만, 유머러스한 수다와 작은 사건들이 재미있게 펼쳐지기 때문에 머리 쥐어짜는 고통은 절대 없습니다.

▶▷ 연극 <뱃사람> 자세한 내용보기


사진에서 보다시피 TV에서 많이 보아왔던 중년 연기자들이 익숙합니다. ‘연기 잘한다’ 정도가 아니라 연기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젊은 연기자들의 발연기가 TV를 꿰차고 있는 요즘이라, 이 분들의 연기가 더더욱 감동스럽습니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입니다.

너무 졸립니다. 극 초중반에 무척 졸았습니다. 다 보고나서 너도나도 졸았다는 한마디를 하더군요. 가가의 대사는 재미있는데, 하나로 모아지지 않습니다. 대사는 많은데 도대체 극이 어디를 향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두 인물의 대결 양상이 드러나는 극 후반부터 내용이 이해되고 비로소 흥미진진해집니다.

첫 날 공연을 봤는데, 앞으로 더 다듬어지리라 기대합니다. 출연했던 연기자 이호재, 정동환, 이남희, 이대연, 이명호 님께 찬사를 보냅니다. 기회가 되면 이 분들이 출연하는 다른 연극도 보고 싶네요. 

스산해지는 가을에 연극 한편!


Posted by 편지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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