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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과 취업이 안돼서 명절이 싫다!

직장인들에게 2009년 가장 길었던(?) 연휴인 이번 구정 설날에 다들 편하게 쉬셨는지요.
한동안 못 보았던 친척들과 또 가족, 식구들과 떡국은 잘 드셨어요?
어제 길고 길었던(?) 연휴를 마치고 사무실에서 손에 잡히지 않는 일을 하다가 정말 오랜만에 조금씩 잊혀져가던 학교 후배가 메신저를 통해 말을 걸었습니다.

"선배님 잘 지내세요?"
"아! 진짜 오랜만이다. 요즘 모하고 지내? 명절은 잘 보냈어? 너 집이 목포였지? 잘 갔다왔어?"
"아니요. 이번 설에 집에 안갔어요."
"아니 왜? 명절이 너무 짧아서 안갔어?"
"아니요... 취업도 못했는데 무슨 면목으로 얼굴을 뵈요. 그냥 도서관에서 이력서랑 자소서 수정하고 책 봤어요"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저 친구는 현재 취업 재수생입니다.
서울에서 혼자 자취를 하면서 토익학원과 아르바이트를 간간히 하면서 구직활동을 제가 알기론 꽤나 열심히 하는 친구였습니다. 강의를 들으러 멀리도 많이 다니고 희망하는 직무를 찾기 위해 희망 직무를 현업에서 담당하는 선배를 쫓아다니며 실제적인 이야기를 듣고 메모하고 녹음하고, 면접과 서류전형에 대한 스킬을 배우기 위해 취업컨설팅과 캠프 등에도 많이 다니는 친구입니다. 일년에 딱 2번! 구정과 추석에 고향에 내려가던 친구였는데 이번에 그것마저 백수라는 이유로 가지 못했나봅니다.
취업하는게 많이 힘들다 힘들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아주 때마침 이와 똑같은 상황의 신문기사도 읽게 되었습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오후 서울 신촌의 연세대 중앙도서관 1층. 400여 개의 열람석 중 300여 명이 차 있다. 저마다 상식이나 영어·민법 등 취업 관련 책을 펼쳐 놓고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중앙일보 장정훈·김기환 기자 원문보기 )


어제 한동안 그 후배 생각때문에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문득 어떤 친구 생각이 갑자기 나기에 그 친구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남겨두었던 취업수기를 읽게 되었습니다.

12월 8일을 끝으로 더럽고, 치졸하고, 짜증나는 취업 전선에 드뎌 막을 내렸다.

그 동안... 낙방한 날 밤, 잠자기 전 남 몰래 눈물도 훔쳐보고, '이게 내가 가야하는 길인가?'라고 하루에도 수십 번 내 자신에게 물어보며 도서관에서 끝없는 씨름을 했었다.

어쩔 수 없었다. 느린 소걸음에도 매일 부지런히 걷다보면 날렵한 쥐가 잡히리라...

그 마음으로 계속 개기는 수밖에 없었다...

최종 합격을 하기 위해 85번의 쓰린 가슴을 쓸어내렸다. 매주 금요일이 싫었다. 금요일 발표가 많이 났기 때문이다. 취뽀에 들어가 보면 알겠지만 엄청난 스펙 보유자들이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이다. 난 다른 사람보다 두 배 세배 노력해야했다.

방법을 열심히 찾아봤다.

첫 번째 태도변화

기죽지 않고 문화생활 및 신문이나 죽도록 봤다.

자고 싶은 잠 푹~잤고, 영화다운 받아서 다 보고, 신문도 보고, 거실 나가서 TV도 보고.

자격증 공부도 하고, 음악도 듣고, 연애도 했다.

핵우산이 뭔지, PSI가 뭔지, 이명박씨의 경부운하, 홍준표의 부동산 정책 등

강의가 없어진 내 삶에 머리를 계속 쉴틈없이 굴리는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취직은 하고 싶다, 하지만 능력은 안 된다.

무조건 지원했다 - 능력 없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소스였다. 취업 관련 사이트 즐겨 찾기 30개 이상(카페 포함) 이력서 관련 폴더 바탕화면에 하나 만들었고[이력서 관련 서류 및 사진, 자격증, 성적표, 한글 이력서 자소서, 엑셀 자소서, 워드 이력서 등등 이력서 관련 파일만 최소 60개가 넘었다.]

대략적으로 10개월 동안, 90개 정도의 이력서를 제출한 거 같다.

but, 제출한 이력서 메모 필수 및 수신 확인 필수, 지원 부분 확인 필수...(나는 다이어리를 사용)

지금 와서 생각하면 처음 30개 정도의 이력서 및 자소서를 보면, 중학교 글짓기 수준이다. 하지만 계속 제출하다보면 다른 사람들이 알수 없는 자기만의 TIP이라는 것이 생겼다.

세 번째, 마지막 팁,

10분이 걸리든, 2시간이 걸리든, 왕복 6시간이 걸리든 (대신 KTX 및 비싼 거리는 가지 마라, 우리는 백수) 직원이 열 명이든, 백 명이든, 운 좋아서 천명 이상이든 할 일 없으면 면접은 무조건 간다. (그래야 면접비라도 번다) [취업 박람회도 정장 및 이력서와 자소서 지참하여 무조건 따라 다닌다.] 시청주관도 있고....경기도 주관 박람회도 있고.. 등등

제발 청바지에 운동화 신고 취업 박람회 가지 말자.

면접 많이 보다보면 또 다른 TIP이 생긴다. 처음 면접 때는 유치원생이 한글 배우듯이 말하지만 면접을 많이 보면 남들이 알수 없는 TIP이라는 것이 생긴다.



이 친구는 결국 본인이 희망하는 마케팅부서에 들어가서 올해로 벌써 3년차가 되었네요.

너무 기죽어 사는게 결코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조금은 당당하고 떳떳하게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하는 구직자 분들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영웅신화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함은 아닙니다.
본인도 충분히 그 이야기들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하면서 패기와 열정을 꼭 가슴속 깊이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I can do it!



Posted by 편지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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