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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들의 수다 '루저' 논란, 전적으로 제작진 책임


입에 거품 물고 쓰러지게 만들었던 미수다 '가을특집 2탄 미녀, 여대생을 만나다'. 중간에 채널을 돌려버릴 수 밖에 없었던 최악의 프로그램이다. 직접 보고 화가 났던 한국 학생들의 발언은,

"월세방에서 라면 먹으려 살고 싶지 않다" - 조건을 보고 남자를 만나야 한다는 의미로 외국 패널이 "사랑 없으면 결혼해서 오래 함께 할 수 없다"고 조언.
"교문 나서기 30분 전부터 화장해요"
"왜 미국 학생들은 핸드백 안 들고 백팩을 매요?" 등이다. 이 외에도 화장을 어디서 배우는지, 명품백을 선호하는 이유 등에 대한 대화가 오갈 때마다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이 외에도 인터넷으로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는 발언과 데이트할 때 남성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확인했다.  이쯤 되면 출연자들에 대한 질타가 시작될 법하다. 하지만, 문제는 그녀들이 아니다. 프로그램 주제를 설정하고 출연자를 섭외하고 대본을 짜고 촬영하고 편집까지...이 모든 것을 주관한 <미녀들의 수다> 제작진의 전적인 잘못이다.




1. 모든 대화와 논란은 제작진의 의도였다

VCR로 주제가 제시되면 출연자들이 대화를 나눈다. 이는 제작진이 대화 내용을 유도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제작진이 제시한 주제를 살펴보자.
'나는 키 작은 남자와 사귈 수 있다'
'데이트 비용은 남자가 내는 게 매너다'
'나는 조건이 맞으면 사랑 없이도 결혼할 수 있다'

사람이 가진 조건 중에서 유독 '키'가 논란이 되도록 유도했고, 돈과 조건을 기준으로 보는 연애관도 마찬가지이다. 연애를 얘기해도 돈이나 외모가 아닌 점을 얘기할 수도 있고, 아예 취업이나 대학 문화 등 전혀 다른 주제를 얘기 할 수도 있다. 한국 학생과 외국 여성의 두 집단의 차이를 보여주는 주제를 한정해 버린 것은 제작진이다. 
 
두 집단이 비교되도록 설정을 했으니 의견차이가 분명히 보여야 했을 터이다. 이에 따라 미수다 제작진은  한국 여성을 '키 작은 남자는 루저이고, 돈은 남자가 내는 게 맞고, 명품백이 좋으며, 사랑보다는 조건이 우선'으로 여기는 속물로, 외국 여성은 이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몰았다. 꼭 양극단을 달릴 필요가 있었을까?

한국 학생들의 발언을 저급하게 몰고 간 것은 쉽게 흥미있는 논란을 만들어내기 위한 제작진의 의도였다.


2. 전파를 탄 발언, 제작진은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예상했어야 했다

내 주변의 누군가가 "키 작은 남자는 루저야"라는 얘기를 한다면, 나는 속으로 '뭐 저런 애가 있냐. 다시는 상종하지 말아야지.'하고 지나갔을 것이다. 문제는 개인적인 대화가 아닌, 전파를 탄 것이다. 학교 이름까지 버젓이 내놓은 상태에서 전파를 탄 이상, 개인적인 차원은 이미 넘어서버렸다.

이런 말이 개인에 대한 또 학교에 대한 이미지(이름표에 버젓이 학교 이름을 붙여 놨잖은가!)를 형성할 수 있고, 그에 논란이 따라 붙을 수 있단 사실을 미수다 제작진은 몰랐단 말인가? 만약에 몰랐다면 그건 프로정신이 상당히 미숙한, KBS같은 큰 매체에서 프로그램을 만들 자격이 없단 의미이고, 만약에 이런 사태를 예상했다면 출연자의 신변보호 따위는 아랑곳 않고 프로그램 재미있게 만들어서 시청률 올리면 그만이라는 심산이 명백한 못된 심보이다.

출연자의 생각과 말이 미숙했을지언정, 인터넷에서 공격을 받아 마땅한 것은 절대 아니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제작진은 그녀들의 발언 수위를 조절했어야 했다. 혹시 그녀들이 자신의 의견을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는가? 100분 토론도 아닌 이런 프로그램에서 과연 그랬겠는가, 만약 그랬다한들 제작진은 조율을 했어야 했다.
 
화가 난다. 나도 한때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더 그렇다. 미수다 출연자의 생각을 일반적인 대학생의 생각으로 규정지은 미수다 제작진의 변을 꼭 들어보고 싶다.


* 미수다의 캐서린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어 덧붙입니다. 어제 이후, 미수다 제작진에 대한 그녀의 의견에 상당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한국사람 솔직하지 않더라 - 한겨레
'미수다' 캐서린은 요즘 왜 안 나오죠? - PD저널
Posted by 편지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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