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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12.17 까만색 구두를 샀어요 8
주먹의 취향은?

티스토리 베스트를 훑다가 취향분석이란 제목을 보고 "역전의 용사"님 블로그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클릭만 몇번 하면 되기에 별 생각없이 까딱까딱 마우스 질을 하고 있는데, 제 취향에 대한 상세설명을 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참신하고 변덕스러운, 주관의 영역

어제는 내일 같지 않을 것이고, 변덕 외에는 아무 것도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 퍼시 B. 셀리

 

참신한, 희귀한, 새롭고 독특한 것들을 추구하는 영역입니다. 좋아하는 것에 특별한 기준은 없으며 오직 나 자신의 느낌과 주관, 변덕이 중요한 곳입니다.

 

개성도 줏대도 없는 따라쟁이들, 지적인 척 잘난 척하는 속물들, 너도나도 사보는 베스트셀러, 아줌마들이 떠들어 대는 뻔하고 지루한 연속극들은 추방될 것입니다.

 

이 영역에 속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건방지거나, 못 생겼거나, 심하게 시대착오적인 것들에 비교적 너그러운 편 
     
  • 무엇에든 쉽게 질리는 경향. 이 때문에 끊임없이 더 새롭고 참신하고 희귀한 것을 찾는 편
     
  • 워낙 취향이 주관적이라 좋아하는 것에 기준이 있는지 확실하지 않음. 참신하고 희귀한 것이 좋다지만 너무 특이한 그림이나 소설은 싫어할지도 모르고, 지겹게 듣는 대중가요 중에도 뜻밖에 좋아하는 곡이 있을 수도 있음
     
  • 대중이 찾지 않는, 음지에 숨은 보석을 발견하는 재주가 있음. 우수한 언더그라운드 뮤지션, 아무도 안본 훌륭한 독립 영화 등 숨은 진주를 찾아내 사람들에게 알리는 문화 메신저의 역할을 하기도 함.

맨 위에 파란줄로 된 것이 타이틀인데 저의 취향은 <참신하고 변덕스러운 주관의 영역>입니다. 타이틀만 보고는 도대체 뭔 소린지 짐작이 안 됐는데 상세 설명을 보다 헉! 했습니다.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도 별로 믿지 않는 편 맞습니다. 아무리 대단한 책 운운해도 직접 확인해 보고 사는 편이죠. 아무리 별로라 그래도 읽어봐야 직성이 풀리기도 하구요.

'건방지거나 못 생겼거나 심대착오적인 것에 너그러운 편'은 제가 항상 견지하는 자세입니다. 몇년 전에 "싸가지 없을 권리"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고개를 한참 끄덕였죠. 이럴 수도 있구나 동감했습니다. 사람마다 '상식'이 다르다는 사실과, 나와 다른 의견을 인정하는 것 등 제가 노력하는 삶과 닮아 있는 해석을 보고 놀랐습니다.

좋아하는 것에 기준이 확실치 않은 것도 저의 성향 중 하나입니다. 누군가 "너는 일관되지가 않아."라는 말을 저에게 했습니다. 어쩌라고... 하하. 그 친구에게 이걸 보여줘야겠네요.

"변덕외에는 아무것도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는 말이 특히 가슴에 와서 박힙니다. 20대 후반에 와서 저 스스로 참 변덕스럽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아, 이렇게 확정지어버리다니...

저를 아시는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놀랄 정도로 공감이 가는 설명이라 블로그에 올려 봅니다. 재미삼아 할 만한 테스트인데, 제가 직접 링크 시키는 것보다 역전의 용사님 블로그에 가서 찾아 가도록 하는게 도리(?)같아서 해당 블로그를 링크합니다.

기형도 시집을 좋아하는 것도 정확히 맞췄습니다. 대학 때 끼고 다니던 시집입니다. 사진 올릴 것이 없으니 기형도 시인의 시집이나 올려보죠.

어이쿠 이미지가 작네요T.T





Posted by 편지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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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구두야, 반가워~

홍대 앞 거리를 지나다가 50% 세일 종이를 붙여놓은 구두 가게를 발견했습니다.

가지고 있던 플랫슈즈가 오래되어 새로 사야겠다 생각하고 있었기에 냉큼 들어갔죠.

그랬더니 요 이쁜 놈이 저를 기다리고 있네요.

마음에 드는 신발을 발견했을 때 저는 이렇게 묻습니다.

"(자신없는 목소리로)요거요, 제일 작은 사이즈가 몇 인가요?"

제 발이 워~낙 작아서 항상 제일 작은 사이즈를 찾죠.

225 - 제 발 사이즈는 보통 이렇죠. 때론 220도 신습니다...T.T

작다는 사실이 왜 이렇게 창피한지...키가 작다는 사실보다 발이 작다는 사실이 더 서럽습니다.

키가 작아서 옷 못 사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근데 신발은 사이즈 없어서 못 산 경우도 많거든요. 때론

"어머, 그게 사람 발이야?"

요런 말도 듣습니다....쳇

 

암튼, 이번에 산 저 까만 놈도 소심하게 '제일 작은 사이즈'를 물었더니 '5반'이 있답니다.

횡재했다! 하고 얼른 신었는데 웬걸...손가락 하나가 들어갈만큼 큰 거 있죠.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50% 할인 가격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냉큼 들고 나왔습니다.

밑창 하나 깔고 뒤꿈치 쪽에 패드 붙이는 대대적인 공사를 마치고 다음 날이 오길 기다렸죠.

 

예쁘죠?

 

아침에 들뜬 마음으로 구두에 발을 밀어 넣었는데...순간 마음이 싹 변하더라구요.

정말 오랜만에 신는 새 구두라 어제까지만 해도 기분이 좋았는데,

발을 넣고 보니 너무 낯설었어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언제나 그랬듯이, 어제처럼...

2년이 넘은 헌 구두를 또 신고 말았습니다.

ㅋㅋ 구두가 서 있습니다.


참 많이 헐어서 벗기도 창피한데...너무 늘어나서 헐거워진지도 오래됐는데...또 신다니...

요 놈하고 어떻게 정을 떼야할지 모르겠네요ㅋㅋ

사람보다 구두하고 정 떼는 일이 더 어려운지도 모르겠습니다.

Posted by 편지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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