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스펙, 취업에 성공하는 자와 실패하는 자의 차이는?


2009년도 어느덧 종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새로운 2010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구직자들의 올 한해 결실은 어떠했는지요?
성공적으로 연말을 즐겁게 준비하시는 분들도 있을테고 새로운 다짐으로 출발선에서 대기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2009년에는 대략 2,000여명의 구직자들과 함께 취업과 관련된 강의도 하고 컨설팅도 하고 캠프도 같이 가고 박람회에서 만나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한해를 정리하며 눈여겨 보았던 학생들을 제 나름대로 평가했습니다. 똑같은 스펙을 가진 사람 중에서 취업에 성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서 도드라지게 구별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똑같은 학교, 비슷한 학교성적, 비슷한 토익 스코어, 비슷한 종류의 자격증 갯수, 비슷한 시기에 다녀온 어학연수. 흔히 말하는 스펙의 공통분모가 거의 비슷한 학생들 중에서 어떤 학생은 본인이 희망한 기업에 취업한 반면에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스펙-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학력,학점,토익 점수 따위를 합한 것을 이르는 말


대한민국 구직자의 대부분은 스펙을 최우선으로 삼고 취업을 준비합니다. 물론 스펙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똑같은 스펙을 가진 학생들 중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구별할 필요가 있고, 이 차이점을 극복한다면 같은 스펙임에도 불구하고 차이가 나는 점을 없앨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성공취업한 구직자를 보면 스펙보다도 본인이 하고자 하는 업무. 즉 희망직무에 대한 분석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전에 하고픈 일이 무엇인지, 무엇이 가장 본인과 잘 어울리는지, 무슨 일을 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낄 수 있는지를 자기 분석을 통해 먼저 알아낸 후에 그 직무에 대한 분석 및 파악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와 연결된 자격증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공모전 등 희망직무와 관련된 일들만 찾아보고 참여하게 됩니다. 

이렇게 발로 뛰어 다니며 본인이 원하던 직무에 대해 노력한 경력을 자기소개서에 서술합니다.
면접 시 자기소개서에 기반된 여러 직무와 관련된 활동들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되고 그 질문에 직접 발로 뛴 이야기를 합니다.

단순히 토익점수 1점을 높이기 위하여 영어문법책을 공부하는 구직자가 있고 남들이 가지고 있으니깐 나도 없으면 안되겠다 싶은 자격증을 별 생각없이 따기 위해 학원 등에 등록하여 시간을 보내는 구직자도 있습니다. 이렇게 토익공부와 관심은 없지만 남들이 가지고 있는 자격증 공부를 통해 시간을 소비한 구직자와 희망직무를 선정한 후 이 직무에 대한 분석과 연관 자격증 및 공모전에 지원하여 시간을 소비하는 구직자 중 여러분이 인사담당자라면 누구를 선택하겠습니까?

The Future of Healthcare in Virtual Worlds
The Future of Healthcare in Virtual Worlds by Daneel Ariantho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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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그만 둔 1년차 사원. 도대체 왜?


작년 이맘때쯤으로 기억합니다. 대학교에서 취업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가 알게 된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은 준비와 발로 뛰는 취업을 직접 해온 학생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진행된 거의 모든 취업 프로그램에 참석하여 많은 tip을 얻어가고 인사담당자들과 이메일 등을 통하여 궁금한 점과 알고 싶은 부분에 대한 정보도 얻어 냈습니다.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는 마케팅 분야였고 많은 공모전 등에서 입상도 하고 탄탄하게 취업에 대한 준비를 하던 친구였습니다.
그리고 작년 공채시즌에 대략 1년 반동안 준비했던 취업의 문에 들어섰고 회사에 지원서를 넣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지원을 마케팅 부서에만 지원을 하다가 차츰차츰 자신과 타협을 하게 되고 그리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직무에도 지원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합격한 기업

 기업군

지원직무 

 A기업

중소기업 

마케팅 

 B기업

중견기업 

영업 

 C기업

대기업 

회계 

가장 하고 싶었던 직무인 마케팅에 합격한 회사는 규모가 30명 내외의 중소기업이었고 크게 생각치 않았던 직무인 회계파트에 합격한 회사는 우리나라 100대기업 안에 드는 대기업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A기업과 C기업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던 중에 가족들과 주변의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일단 가족들은 당연히 대기업인 C기업에 입사할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였습니다. 왜 고민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부모님과 형제들의 이야기와 주변 친구들 또한 당연히 대기업인 C기업에 입사해야 한다고 입김을 넣었습니다. 그 영향을 크게 받고 본인 하고픈 일은 그게 아닌데 라는 생각을 져 버리고 C기업에 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입사 전 저에게도 장문의 이메일을 통해 자문을 구했던 기억이 납니다.
전 당시 "직장은 변할 수 있지만 직업은 변하기 힘든 것이 현재의 취업시장이다"라는 말과 함께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정말 행복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말을 남겨두었습니다.

입사 후 대략 두달간 그래도 대기업에 잘 들어왔다는 생각을 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폼나는 명함과 어디서든 알아주는 회사의 이름.
가족들 또한 우리 아들이 C기업에 입사했다는 자랑스러움에 효도도 더불어 한 것 같아 상당히 만족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본인이 잘 모르고 잘 알고 싶지 않았던 예산안과 자금정리 및 손익분기점 등에 대한 공부를 하면 할수록 후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얼마전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힘들게 들어간 대기업이었지만 직무가 너무도 자신과 잘 맞지 않는다는 결론에 다시 구직자의 위치로 돌아와 취업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 친구의 경력인 1년 회계업무가 다시 도전하고자 하는 마케팅을 지원하는데 큰 도움이 될까요?

경력 - 지원하는 직무와 연관있는 활동
경험 - 지원 직무와 관계없는 활동

기업에서는 당연히 경력만은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어느 통계자료에 의하면 본인이 정말 원하는 일을 하고 있나요 라는 직장인의 설문조사에 15%도 채 되지 않는 인원만이 그렇다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가장 먼저 무엇을 왜 하고 싶은지에 대한 자기분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직무만을 위한 취업준비를 하시고 그 직무를 할 수 있는 기업에 지원 후 15%의 대한민국 직장인 안에 들어가시길 기원합니다.


James, I think your cover's blown!
James, I think your cover's blown! by laverrue 저작자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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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인턴의 한탄 "1년 버린 것 같아요"


2009년 취업동향의 가장 큰 핵심은 역시 인턴생활의 유무였습니다. 그 중에서 뜨거운 이슈를 불러일으킨 행정인턴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전에 쓴 글에서 행정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을 잠깐 거론했었는데(2009/07/15 - [보자기의 취업정보방] - 인턴사원의 비애), 지난 주 모 대학의 취업행사에서 현재 공기업의 인사담당자로 근무중인 분을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대화의 주제는 하반기 채용행정인턴이었습니다.

보자기 : 팀장님, 이번 채용은 진행하셨어요?
공기업 : 이번에 저희 채용없어요...
보자기 : 그럼 현재 인턴들은 어떻게 되나요?
공기업 : 그렇지 않아도 그 친구들한테 참 많이 미안해요. 어차피 올해 지나고 나면 돌아가야 할 친구들이라
           업무를 가르치기에도 좀 그렇고... 그냥 취업준비 해도 된다고 말은 했는데, 그것도 하루이틀이어야 
           말이죠.

보자기 : 인턴은 정직원 전환이 안 된다는 사실을 본인들도 알고 있나요?
공기업 : 처음에는 다들 의욕도 넘치고 저희 쪽도 확정된 사실이 없어서 함구하고 있었는데, 이제 
           채용없음이 확정됐으니, 이 친구들도 빨리 다른 준비를 하게 하려고 얼마전에 사실 그대로
           말해 줬어요.

보자기 : 인턴들 분위기는 어때요?
공기업 : 인턴 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암울한 상태죠. 올해 보너스는 모두 없어지고 내년에
           는 연봉 삭감 얘기가 나오고 있으니... 거기다 퇴직금까지 변동이 생길 것 같고... 공기업이 철밥
           통이라는 말도 이젠 쏙 들어갈 것 같습니다.


20분 정도의 대화를 통해 현재 공기업의 상태와 행정인턴들이 각자의 책상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인사담당자들 또한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던터라 마음이 더욱 좋지 못 했습니다. 취업준비생으로 돌아가는 행정인턴들의 경력사항에 적혀있는 행정인턴 몇개월이 그리 메리트가 되지 못할 거란 사실은 뻔한 이치입니다.

생각난 김에 어제는 현재 행정인턴을 하고 있는 후배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보자기 : 요즘 사무실에서 뭐하냐?
행정인턴 : 오전에는 이력서 쓰고 오후에는 토익공부하고 있어요. 다시 구직자로 돌아와서 맨날 취업 
               포털이랑 
지원하려는 회사 홈페이지 돌아다니고 있는데 진짜 많이 힘드네요. 
               회사 몇 곳의 면접을 보고 왔는데 행정인턴과 관련된 질문은 받지도 못했어요. 요즘같아선
괜히 
            1년 버린거 같다는 생각
만 들어요. 경쟁자들은 저보다 나이도 어리고 아직 졸업 안한 사람들도
               많고... 행정인턴으로 제 경쟁력이 오히려 떨어진 것 같아서 속상해요. 



행정인턴, 그들이 정말 원했던 것이 이런 결과였을까요?


home office
home office by mudpig 저작자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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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하고 싶다면 학교를 이용하자


현재 우리나라의 모든 대학교(4년)와 대학(2,3년)에는 학교마다 취업센터 혹은 인재개발센터 등이 있습니다. 저의 모교에도 취업과 관련된 부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학교를 다닐 때는 학교에 취업관련 부서가 있는지도 잘 몰랐고 관심도 갖지 않았습니다. 취업 준비는 학교 밖에서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학교 외부에서 이력서 클리닉과 면접강의를 듣기 위해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마치 고등학교 때 대학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실질적인 수능준비는 학원에서 하고 학교에서는 학원의 과제를 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음은 모 대학의 취업관련부서에서 09년 한해 동안 취업과 관련된 일정을 정리한 스케줄 표 입니다.

행사명

일자

직업선호도 검사

3월 셋째주~4월 셋째주

취업캠프(공대)

3월 셋째주

인성캠프(공대)

3월 넷째주

취업캠프(예체능)

4월 첫째주

인성캠프(예체능)

5월 첫째주

취업캠프(상경)

5월 둘째주

취업캠프(인문)

5월 셋째주

인성캠프(상경)

5월 넷째주

인적성/직무능력 검사

5월 첫째주~넷째주

SSAT 모의검사

5월 셋째주

금융권 모의검사

5월 셋째주

인성캠프(인문)

9월 둘째주

취업캠프(전부문)

9월 셋째주

영어면접 및 특강

9월 둘째주

이력서 특강

9월 첫째주

면접 클리닉

9월 첫째주

모의면접 및 특강

9월 둘째주

면접 이미지 트레이닝

9월 셋째주

프리젠테이션 특강

9월 넷째주

선배와의 취업이야기

9월 넷째주

일반적인 대학의 취업부서에서는 위의 스케줄 표와 크비슷하게 굉장히 많은 취업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섭외하는 강사는 대부분 기업의 채용 담당자들로 강의는 물론 모의 면접도 진행합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취업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이 모든 과정이 무료라는 사실입니다.

최근에 포털사이트의 카페에서 진행하는 많은 취업교육이 있는데, 이는 대부분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참여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모 대학의 취업교육을 맡아서 진행하는데 유독 한 학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력서를 자세히 살펴보니, 그 전에 있었던 학교의 취업행사에 참여한 전력이 있었습니다. 당시 모의 면접에서 면접관에게 아주 혼쭐이 난 학생인데, 두 번째 보자마자 바로 알아 챌 수 있었습니다. 

학교의 취업행사에서 다시 만난 학생은 놀라울 정도로 변해 있었습니다.
몇 개월 전 지침받은 사항을 준비하고 스스로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다시 학교 취업행사에 참여한 것입니다. 역시 많은 연습을 통하여 준비된 인재로 거듭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취업교육의 장점을 정리해 보면...

* 학교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타 교육장을 찾아가거나 따로 확인할 필요가 없다.
* 외부 교육에서는 전문 컨설턴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많지만, 학교에서는 현업의 인사  
  담당자를 만나서 정확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 취업행사에 많이 참여하면 취업부서 선생님들의 눈에 띄어 인턴 혹은 취업교육 등의
  우선순위의 혜
택을 받을 수도 있다.
* 거의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이다.

 학교의 취업부서의 문을 두드려서 한걸음 더 성공취업의 길로 다가가 보는건 어떨까요?

Mini 학교
Mini 학교 by 크리쓰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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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 중에 얻은 교훈 "모국어에 자만하지 말라"


영어공부를 시작(2009/10/28 - [주먹의즐거움] - 서른에 영어공부 이렇게 합니다 - 영어문법 쓰기 읽기 말하기)
하고부터 사람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영어스터디의 멤버는 물론, 언어교환 사이트 Lang-8에서 서로의 언어로 일기를 고쳐주는 친구들까지. 영어스터디는 일주일에 한번은 꼭 만나야해서 관계가 익어갈 수 있다지만, Lang-8의 친구들은 의외였습니다. 

Lang-8에서는 제가 영어로 일기를 써서 올리면, 영어를 모국어로 설정한 사람이 틀린 부분을 고쳐줍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어로 쓴 일기는 제가 고쳐주죠. 서로의 일기를 공유하는 것은 결국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되고, 감사 멘트를 남기고, 개인적인 메시지도 주고 받으면서 온라인 친구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사실, Lang-8은 접속 속도가 매우 느린 사이트라서 몇 주 전까지만 해도 활동이 쉽지 않았습니다. 속도가 빠른 사무실에서도 글 하나 올리기가 힘들었는데 집에서는 아예 엄두도 못 냈죠. 몇 주 전에 집에 XPEED100 주택광랜을 설치하고서야 제대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09/11/03 - [주먹의일상] - XPEED100으로 바꾸고 홈쇼핑이 가능해졌다) 인터넷 속도가 빠르니 홈쇼핑말고도 도움 받을 것이 많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왜 속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았습니다.

Lang-8 홈페이지



Lang-8을 이용하면서 알게 된 점은 영어일기를 쓰는 것보다 한국어(모국어) 일기를 고쳐주는 것이 때론 더 어렵단 사실입니다.

한국어 일기 첨삭의 예



외국인이 쓴 한국어 일기에서 '잔디를 베었어요'라는 표현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잔디를 깎았어요'로 고치려다 문득 '베다'도 틀린 표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생전 보지도 않는 국어사전을 뒤졌습니다.

베다
날이 있는 연장 따위로 무엇을 끊거나 자르거나 가르다.
- 낫으로 벼를 베다
- 풀을 베다

깎다
풀이나 털 따위를 잘라내다.
- 머리를 깎다
- 산소의 풀을 깎다
- 그 집 식구들은 정원 잔디를 기계로 밀어서 깎았다. <조세희,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잔디를 베다'가 틀린표현이 아님을 확신하고, '잔디를 베다'라는 표현이 맞지만 '잔디를 깎다'를 더 많이 사용한다는 설명을 남겨 놓았습니다. 이 때부터 한국어 일기를 첨삭할 때, 헷갈리는 표현은 국어사전을 찾고 인터넷 검색으로 확인을 합니다. 모국어라도,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Lang-8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준 메일을 다시 읽었는데,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중요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자기 언어 능력을 과신하면 안 됩니다."
"'잘못된' 표현을 봤을 때는 혹시 자기 지식이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첨삭을 받은 사람의 마음을 생각함"


제 속을 정확히 꿰뚫은 완벽한 조언이었습니다. 이 글은 한국어 커뮤니티를 운영하시는 분이 보내주셨는데, 일본어 한국어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듯 했습니다. 언어에 대한 감각도 출중하지만, 그 내용이 충실해서 감탄했습니다.

모국어쯤 아무것도 아니지,하는 마음이 싹 가셨습니다.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일수록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영어공부하다 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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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살 언니의 결혼, 가장 많은 질문 "초혼이야?"


평소에 결혼 생각이 없던 외사촌 언니가 작년에 만난 분하고 사귀는 것을 보고 가족 전체가 긴장(?)했었죠. 친척들이 모이면 은근히 오가는 인사가 "00는 연애 잘 하고 있나?"였습니다. 언니에게 부담이 갈 것을 염려하여 면전에서는 말을 아꼈지만, 언니의 결혼은 큰 관심사였습니다.

지난달, 언니가 드디어 결혼을 했습니다. 서른 일곱의 적지 않은 나이였습니다. 언니 스스로야 서른 다섯을 넘기면서부터 슬슬 결혼하겠단 생각이 들었다니 문제가 안 되겠지만, 어른들은 훨씬 전부터 매우 신경을 쓰셨죠. 그래서 언니가 결혼하는 날 누구 하나 입이 귀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 없었습니다.


언니가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있을 때, 제가 너무 들뜬 나머지 언니의 나이를 큰 소리로 공개해버렸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크게 놀라면서, 심하게 동안인 언니 얼굴을 노골적으로 쳐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언니는 언니대로 창피하고, 저는 언니의 눈총에 민망하고... 당황해서 슬쩍 자리를 뜨려는데 사람들이 신랑의 나이를 묻더군요. 신랑도 역시 서른 일곱의 동갑내기라 대답하니 어떤 분이 "여자가 땡 잡았네."하고 농담을 던집니다. 하하하하

몇몇 분이 "저 사람들 초혼인가?"라고 소곤거리는데, 그때서야 아뿔사 했습니다. 마흔 가까운 나이만 생각하면 그런 오해를 충분히 살 수 있었죠. 형부가 그것을 들으시곤 허허 웃으시며 "초혼이라고 발표할까?"하고 농담으로 받으시더라구요.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무안했던 순간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서른 일곱의 언니가 결혼했다는 말을 하기 무섭게 따라오는 질문은 "초혼이야?. 언니가 초혼이라 대답하면 "상대도?". 네, 저희 언니와 형부는 초혼입니다. 두 분 모두 순수하고 정직해서 연애는 젬병에 가까웠지만, 결혼할 때는 작은 다툼 한번 없었습니다. 경제력도 어느 정도 갖추어 둔 터라, 집이며 가구며 모두 자신들의 힘으로 해결했습니다. 물론 규모는 소박했습니다. 

신혼여행을 다녀 온 언니 내외가 인사를 왔길래 인터넷으로 선물을 고르라고 했습니다. 주택광랜 XPEED100을 설치하고 속도가 잘 나와서 쇼핑은 죄다 인터넷으로 하는데, 마침 잘 됐죠. 다리미를 고르던 언니는 커튼으로 빠지더니 형부 쟈켓으로 옮겨가면서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언니도 결혼 전에 주택에서 살았는데 속도가 느려서 홈쇼핑은 힘들었다고, XPEED100으로 아주 신이 났습니다. 새댁 한복을 입고 인터넷하는 모습이 웃겨서 찍으려는데 언니의 거부가 완강하여 실패했습니다. 대신 속도 인증샷입니다. 



집들이까지 마친 언니는 본격적으로 신혼의 일상을 즐길 일만 남았습니다. 그네들의 행복에 나이는 아무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서른 일곱 동갑내기 부부의 행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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