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한 삼성맨의 이유있는 퇴사


3년전쯤에 대학교의 취업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삼성 직원 한 분을 소개 받았습니다. 소위 스펙도 좋고, 내부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전도유망한 인물이었습니다.

지난 달 중순쯤에 이 '삼성맨'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간단히 소주를 마시는데, '삼성맨'이 아무렇지 않게 회사를 그만두려고 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제가 많이 놀라서 이것 저것 물어보았습니다. 유망한 직원이었고 자신의 업무에 대한 확실한 신념과 체계를 갖춘 사람으로 제가 멘토로 생각하는 분이라 더욱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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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_SAMSUNG_LOGO.jpg by rogergordo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학부시절 이분의 꿈은 학생을 가르치는 일이었습니다.
스스로 선생님은 단지 꿈이라고 생각하고, 그저 남들이 하는 것처럼 취업준비를 하다가 대기업에 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남들은 좋은 회사에 들어갔다고 축하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르치고 싶은 꿈은 더욱 커졌습니다. 교육대학원을 염두에 뒀지만, 잦은 해외출장과 많은 업무양 때문에 도전하지 못했습니다.

한번은,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중소기업의 교육회사를 신입으로 들어갈 계획도 세웠지만 해당 회사에서도 너무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고 정작 본인도 지금까지 이뤄왔던 모든 것들을 쉽게 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도저히 꿈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 결국 삼성의 타이틀을 버리고 본인의 꿈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교육과 관련된 회사를 새롭게 들어가서 더 많은 학생들을 만나고 더 자유로운 교육을 하기 위해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제가 가장 많이 물어봤던 질문은 후회하지 않겠느냐였습니다. 그 분은 앞으로 할 일에 큰 비전과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새롭게 도전하는 회사에서는 당연히 급여도 작고, 복리후생도 대기업에 미치지 못합니다. 주변이나 거래처와 명함을 주고 받을 때도 전에 비해 대우가 다를 것 입니다. 기존에는 거의 갑의 입장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을의 입장이 되어 직장생활을 하게 됩니다. 본인이 진정 하고픈 일을 찾아가는 전직 삼성맨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내가 과연 그 분의 입장이라면 그런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사회생활에 알게 모르게 찌들어가는 모든 직장인 분들께도 박수를 보냅니다. 

Posted by 편지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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